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의문의 카톡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. "잘 지내고 있어?"라는 짧은 문장으로 광고가 아닌 우리 똥강아지♡라고 저장되어 있는 전 여자친구에게서 온 메시지였다.
카톡메시지를 늦게 발견해서 답장을 늦게 한 것은 아니다.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.
남자들이 전여자 친구에게 "자니?"라고 보내는 경우 최악이라고 하는데 잘 지내고있어는 괜찬은 걸까? 답하기가 꽤 어려웠던것 같다.
" 잘지내고 있어?"라는 문장은 보내는 사람도 수십 번을 고민하고 보냇겠지만 답장을 하는 사람도 수십번을 고민하게 하는 문장으로 전여자 친구, 전 남자 친구에게 보내는 첫 문장으로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주고 싶다.
"응 오랜만이네 잘 지내고 있어 너는?"이라는 답장을 시작으로 근황으로 이어지는 대화가 이어졌다.
대화의 꼬리는 이어져 보고 싶다는 말에 만나게 되었는데 집으로 찾아온 다는 말에 술을 먹은 걸까?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고 사실 좀 놀랐다.
그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밖에 나가서 좀 걷다 마실걸 사려고 편의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어떤 음료수를 좋아했었는지 기억해 보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. 내 기억 속엔 카페에서 파는 음료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다.
그래서 최근 유행하는 모구모구를 종류별로 사고 나는 오랜만에 맥주를 사본다.
나는 사실 1년간 술을 마신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. 술은 즐거울 때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.
차를 사느지 운전을 해서 왔는데 차에 타라고 한다. 조수석에 탈지 말지 고민하다 뒷좌석으로 탔는데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안전벨트 하기 싫다는 핑계를 대며 무거울 수 있는 이별의 첫 만남의 분위기의 무게를 줄여 대화를 시작해보고자 함 이였다.
지금 와서 생각해 보지만 이렇게 까지 생각하는 걸 보면 나는 연애 고수일지도 모른다.
대화는 계획대로 유하게 시작되어 또 한 번 근황토크로 이어져 갔는데 할 말은 많지만 근황보다는 지금 이 만남의 목적(?)을 말할 시간이기에 시간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.
그 친구가 묻는다 다른 사람 만낫엇어? 아니라고 답을 했다.
나는 사실 사람하고 다시 시작할 생각이 아예 없다.
순애보라서? 다시 시작하는 게 귀찮아서? 혼자인 게 편해서? 지금 생활에 만족해서? 모르겠다.
그냥 "어느 순간 언젠간 연락 오겠지.".라는 혹시 모를 기대와 기다림으로 (그러 타고 마냥 기대심리와 기다림에 목메어 있지는 않았지만) 현재의 감정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았다.
옆에 나란히 앉아 굳이 궁금하지는 않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 몇 명 만나고 왔는지 되물어 본다. 그러고 나서 나는 샀던 맥주 한 캔을 마시기 시작한다.
내 블로그 중 성식이의 일상을 종종 보았다길래 맥주를 까서 마시는 모습을 보여 직접적, 간접적으로 내 기분을 표현해 보았는데 나중에 이 글을 읽고 나서야만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.
조금은 변했지만 역시는 역시 둔하다.
오늘은 피곤해서 자고 이야기를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 보아야겠다.
다음 이야기에 다룰 내용 미리 보기 지금 당장 다시 만나고 같이 잘 수 있을까? 여기서 그만하고 이제 연락하지 말자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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